10월 초, 막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이제 도토리, 솔방울 줍고 낙엽 주워 가을 놀이하기 좋은 때. 주말 오후 받아뒀던 도안을 두꺼운 도화지에 그리고 오린 후 낙엽을 붙일 부분엔 양면테이프를 붙여주었다. 뒷산 낮은 언덕까지 올라가서 양면테이프를 떼어내고 아이와 함께 고슴도치와 다람쥐의 옷이 되어줄 예쁜 단풍잎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이제야 막 물들기 시작한 터라 예쁜 단풍잎 찾기가 어려웠지만 고르고 골라 멋진 단풍옷을 입혀주었다.
다람쥐를 칠해줄거라며 다람쥐색 하나, 도토리색 하나, 이렇게 두 개의 매직을 챙긴 아이는 바닥에 쭈그려 앉아 칠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주변 벤치로 자리 이동을 한 후 아이가 채색하는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았다. 아이가 하자는대로 매직을 챙겨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중간 챙겨온 과자도 먹어가며 도토리 하나까지 채색이 완성된 다람쥐는 엄마 눈엔 그야말로 작품이었으니 말이다. 바람이 불기시작하고 쌀쌀해지기 시작했음에도 끝까지 완성한 아이는 스스로도 뿌듯해했다. 그렇게 우리는 고슴도치 엄마와 아이 그리고 다람쥐에게 단풍 옷을 다 입혀주고는 다시 집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아이가 주운 도토리 모자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