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뢰벨 은물 수업 후엔 선생님과 함께 만든 은물은 항상 연계, 확장하여 2주 정도 더 갖고 논다. 더군다나 기가 막히게 멋진 은물 작품이 만들어진 경우엔 더더욱.
아이와 함께 놀다가 은물 동생을 활용해 놀만 한 게 없을까 생각하던 중 엄마표 미술놀이로 저장해뒀던 미용 놀이가 생각이 났다. 아이가 주방놀이에 열심일 때 나는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잘라 은물 동생에게 붙여주고는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보자마자 우와! 하고는 가위를 잡고 머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한 손엔 가위를, 한 손은 손 받침을 하고선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걸 받쳐주는데, 그 디테일함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내가 아이의 머리를 잘라줄 적에 했던 행동을 기억하고 있었던 건가? 이 섬세한 아이를 어쩌면 좋지? ㅋㅋㅋ
손 받침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머리카락들이 떨어지자 싱크대로 향해 자르기 시작했다. 열심히, 아주 열심히 커트에 열중한 아이. 스포츠로 과감하게 커트를 해준 아이는 녹색 색종이를 가져와 또 붙여달라 했다.
아이는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손끝의 디테일을 더해 섬세하게 움직이며 커트를 마쳤다. 나름 모히칸이라고 하자 ㅋㅋㅋ.
아이의 빅 피쳐였던 것인가... 녹색의 색종이를 가져온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였다. 사실 이것은 머리카락이 아니라 파였던 것을ㅋㅋㅋㅋㅋㅋ.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아이와의 놀이 중 생각지도 못한 전개와 아이의 순수함, 그 사랑스러움은 정말이지 말로다 표현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