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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9, FRI

강풍주의보로 바람이 많이 불고 흐렸던 한글날이었어요. 친정식구들과 함께 자드락 숲으로 나들이를 가기로 한 날이에요. 우리 집 작은아이는 보통 아침 9시에 일어납니다. 저희 부부도 마찬가지고요, 그중의 제일은 깨우지 않으면 11시까지도 자는 저인지라... 아침은 전문가의 손길이 담긴 김밥과 돈가스를 포장해서 출발했습니다. 늦은 출발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망고 제 생각ㅋ)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사람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위쪽 길목에 돗자리를 폈습니다. 자리를 잡은 저희는 배고픔을 먼저 해결했지요.

 

 

 

 

 

자드락 숲 입구에 들어선 후 경사가 급한 오르막길을 오르면 제일 먼저 대형 미끄럼틀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시선 때문인지 웅장한 느낌마저 들어요. 아직은 어리고 겁이 많은 아이는 미끄럼틀에 관심은 가는데 선뜻 용기가 안 나나 봐요. 하긴 이렇게 길고 큰 미끄럼틀은 제가 봐도 두렵네요. 아이와 함께 한번 타보기로 하고 구멍이 제일 큰 초록색 미끄럼틀에 올라탔습니다. 겁도 없이 말이죠. 영상을 보면 아이는 너무 놀라서 소리도 못 지르고 있고 저만 꺅꺅 소리 지르고 있어요.ㅋㅋ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 미끄럼틀이었습니다. 

 

 

 

 

 

 

 

 

 

 

 

 

미끄럼틀에서 너무 겁먹은 아이는 그물 다리는 건너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계단만 오르락내리락. 좀 더 크면 와봐야겠어요.

 

 

 

 

 

 

 

 

주변 산책로를 따라 떨어진 밤송이들이 즐비했어요. 알맹이는 없고 가시만 남은 것들이었지만 간혹 가다 알맹이가 들은 밤을 발견하면 아이는 매우 신나 했습니다. 직접 발로 밟아 밤도 까보고 작은 애벌레도 만나봅니다. 할머니가 밤을 까주니 맛있다며 집에 가는 내내 밤 타령을 했던 아이가 기억나네요.

 

 

 

 

 

 

 

 

허리를 삐끗해 걷는 게 불편했던 남편은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어요. 그런 남편 옆엔 제가 함께 했고요. 친정식구들이 함께 온 덕분에 아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와 함께 구석구석 많은 산책을 하고 도토리 모자와 밤도 여러 개 주워와 보여주었어요. 개구리도 봤다며 쫑알쫑알 얘기해주는데 어찌나 귀엽던지요.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 건 아쉽지만 남편과 단둘이 오붓하게 보낸 짧은 시간도 참 소중합니다. 

 

 

 

 

 

 

 

 

챙겨 온 킥보드도 내려가기 전 마지막으로 한번 타 줍니다.

 

 

 

 

 

 

 

놀이기구들은 아직 아이에겐 너무나 크고 두려운 존재였지만, 자연과 함께 하고 있으니 언제든 오고 싶은 곳이 아닐 수 없어요. 아이를 키우면 키울수록 느끼지만 가까운 곳에 자연이 함께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이보다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은 간절함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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