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X100V] 울산, 시립미술관

 

 

 

 

📷 후지(fujifilm) X100v

 

2022.06.11.SAT

5개월 만에 다시 찾은 시립미술관이에요. 전시들이 새롭게 바뀌었네요. '1명의 어린이와 1000명의 어른들' 전시를 보러 갔지만 오히려 다른 작품들에 마음을 뺏기고 왔습니다. :)

 

 

 

 

 

 

 

 

 

 

 

 

 

마음을 빼앗긴 작품 중 하나인 정연두의 '오감도'에요. 시인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받아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이동하며 살아가는 현대 도시인들의 삶을, 여행을 떠나는 까마귀 떼와 백인 보헤미안(일본 부모님을 둔) 가수 안코드를 통해 표현하고 있어요. 영상은 까마귀가 바라보는 울산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태화강이 잔잔하게 흐르는 영상과 울산 바다의 파도가 넘실대기도, 잔잔한 바다의 영상이 보일때엔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그리고 자동차들이 발 아래로 지나다닐 땐 관람하고 있던 아이 모두들 좋아했어요. 자동차 위에 올라타 보기도 하고 점프를 하며 피하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감도야말로 전 연령대가 만족할만한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앉을 수 있는 벤치가 더 놓여있었다면 잔잔하게 흐르는 태화강을 보기 위해 몇 분이고 앉아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제일먼저 볼 수 있는 중국 미술작가 송동의 '나의 도시' 입니다. 중국의 도시개발로 인해 철거된 지역에서 문, 창, 거울, 조병, 카펫 등 전통 가옥들의 건축 구조물들을 수거해 재조합하여 제작한 설치 작품이에요.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다양한 조명들이 거울에 반사되어 내부를 환하게 비춥니다. 도태된 것들의 찬란한 추억으로도 보이는, 씁쓸하고도 그리운 느낌이 드네요.

 

 

 

 

 

나의 도시를 뒤로하고,

 

 

 

 

 

 

 

 

 

 

백남준하면 떠오르는 것, 옛 브라운관 이죠.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타이포에 잘 녹아있었어요. 아이도 엄마 어릴 땐 이런 TV가 있었어? 하며 신기해합니다. :)

 

 

 

백남준 굿 퍼포먼스<늑대 걸음으로>

 

 

그의 절친인 요셉 보이스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굿 사진전은 한국의 굿이라는 샤먼을 통해 예술적으로 표현했어요. 피아노가 뒤집혀있고 케이크가 놓여져 있습니다. 백남준은 무당으로 분해 제를 지냅니다. 여기서 피아노를 뒤집어놓은 표현의 의미, 왜 이 굿이 '늑대 걸음으로'인지 등 자세히 적어놓은 칼럼이 있어 링크 남겨봅니다. 

 

김달진 미술연구소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작품!! 백남준 탄생 90주년 기념으로 시스틴 채플이 약 30년만에 복원되어 울산 시립미술관에 국내 최초로 전시되었어요.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는 데 큰 공헌을 한 작품으로, 약 30년 전 이런 미디어 아트를 실현했다는 것 자체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인간들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다는, 미래의 천지창조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다양한 영상으로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피카츄가 쥐였어!!!! 하고 놀란 아이의 음성이 아직도 생생한 작품이에요. ㅋㅋ 

 

 

 

 

 

 

 

 

 

 

그 외 '예술 평화 "0시의 현재'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조명이 태아를 따스하게 비추는 듯.

 

 

 

 

 

시립미술관에 발검음을 하게 한 전시 '1명의 어린이와 1000명의 어른들' 입니다. 박주애 작가와 최락준 건축가의 협업으로 만든 상상의 세계로 다양한 모습(현실에 존재하지 않는)의 동 식물들이 조형물로 만들어져 있고, 작은 집 한 채엔 분필로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새로운 형태의 모습들을 보느라 시각적인 즐거움이 있긴 하였으나, 어린이 기획전이라기엔 어린이들의 통제를 요구하는 작품들로 구성이 되어있고, 안내자의 어린이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전시목적에 다가설 수 없게끔 만들었습니다. 

 

글의 마지막을 이 작품으로 끝맺음하니 목에 뭐가 걸린듯 개운하지 않네요. 그래도 다시 한번 시립미술관에 오게끔 만들어주어 고맙고, 정연두 '오감도'와 백남준 작품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어 고맙습니다.

다음엔 진정으로 어린이들도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이 전시되길 바라봅니다.

 

 

 

 

 

 

[울산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