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삼산 사이먼스테이크 9코스
2022.09.13.TUE
9월 13일, 올해로 8주년이 되는 결혼기념일이다. 연애 5년에 결혼생활 8년 합이 13년이라니.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한 번씩 추석과 겹치는 해에는 이벤트 없이 넘어가기도 하는 우리 결혼기념일은, 매해 돌아오는 양가 부모님 생신, 우리 부부의 생일, 아들 생일, 그 외 가족행사들을 챙기다 보면 결혼기념일까지 챙기기란 참으로 벅찬 일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챙기면 좋고 안 챙겨도 그만인 날이 되어버렸는데 올해는 남편이 근사한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울산 롯데백화점 8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사이먼 스테이크. 이렇게 분위기 내본지가 언제인지 촌스럽게 들뜬 마음을 숨기며 안내해주시는 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았다. 9코스로 미리 예약을 해놓은 상태라 메뉴 확인만 한번 더 하고는 식전 빵을 갖다 주셨다.
식전 빵부터 맛있는 곳. 자몽에이드와 무알콜 맥주로 오늘의 기념일을 축하했다. 와인 한잔 마시기 딱 좋은 분위기이지만 술은 멀리하는 중이라 애써 참아냈다. 이런 날은 눈치껏(?) 할머니 집에서 놀아주면 좋으련만. ㅋㅋ 함께 온 아들은 키즈 메뉴로 크림소스의 미트볼 파스타를 주문했다. 와 정말 맛있다!! 개인적으로 넓은 면에 소스를 가득 묻혀 먹기 좋은 페투치네면을 정말 좋아하기도 하지만, 고소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담백한 맛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이도 맛있는지 한 그릇을 다 먹고도 더 먹고 싶다 해서 추가로 또 주문했다. 워낙 적게먹는 아이가 더 먹을 정도니 자신 있게 추천해본다.
부르스케타 세가지 종류가 제일 먼저 코스요리의 시작을 알렸다. 음식 하나하나 가져다주실 때마다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시고 먹는 것마다 너무 맛있었다. 9코스에만 있는 아란치니도 고소하니 정말 맛있었다. 볼로네제 파스타는 이탈리아식 해산물 구이인 카르토치오로 변경 가능하다. 볼로네제를 안 좋아한다거나 배가 좀 부르다 싶으면 해산물 카르토치오를 드셔 보는 걸 추천해본다.
큰일이다. 아직 메인이 안나왔는데 이미 배가 부를 때로 불렀다. 왜 9코스 후기가 많이 없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메인 요리 전 다시 입맛을 돋울 바질 샤벳이 나오고 드디어 한우 안심 투뿔!! 스테이크가 나왔다. 근데 제일 중요한 메인요리 사진을 안 찍고 말았다. 그나마 먹은 흔적이 조금 있는 남편의 요리를 남기긴 했는데 두고두고 아쉬울 일이다. 뭐 급하다고 허겁지겁 먹었는지.ㅋㅋㅋ
미디엄 레어로 익힌 스테이크는 부드럽고 고소했으며 계속 계속 먹고 싶은 맛이었다. 아... 배만 부르지 않았다면 남김없이 먹고 오는 건데 아직도 남기고 온 안심++ 한 조각이 생각난다.
디저트로는 티라미수, 차는 루이보스, 캐모마일, 커피 중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루이보스차를 남편은 커피를 마셨다. 따뜻한 루이보스차 한 입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졌다. 직접 만든다는 설명과 함께 주신 티라미수는 인생 티라미수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다. 아- 여긴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다 맛있다.
스테이크가 취향이 아닌데도 이곳에 데리고와준 남편에게 넘 고맙고 행복했던 하루였다. 코스요리 하나하나 맛있게 배를 채울 수 있어 더욱 기분 좋았던 날이라 2022년 8번째 결혼기념일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또 와야지.
사이먼 스테이크
영업시간
매일 10:30 ~ 22:00
브레이크타임 16:00 ~ 17:30
라이트 오더 14:30, 20:30
휴무: 백화점 휴무일과 동일
예약
사이먼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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