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학산동카페 외가1914<영업종료>
2022.10.15.SAT
오랜만에 동생과 7살 아들과의 데이트를 즐긴 날이었다. 오전에 아들의 기관지염 마지막 체크를 위해 병원에 들렀다가 새로운 전시가 시작된 시립미술관 관람 후 가게 된 카페 외가1914이다. 미술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걸어가 보기로 했는데 역시나 7살 아들과는 긴 여정이 되었다.
어찌어찌 도착한 외가1914. 어? 근데 여기 예전에 와봤던 곳이다. 한정식집이었을 때 이 곳에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주변이 온통 철거지역이라 이런 곳에 카페가 있기도 하구나 했는데 100년이 넘은 한옥 고택을 리모델링하여 카페로 운영 중이었다. 모습은 바뀌었지만 다시 오게 되니 반가웠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알게되었지만 10월 16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셨다. 운 좋게도 영업종료 하루 전에 다녀왔지만, 운 나쁘게도 이 글은 정보전달의 역할은 하지 못하게 되었다. 씁쓸하고나...
그래도 이렇게 예쁜 공간을 컴퓨터 폴더 안에만 저장해 두긴 아까워 글을 이어 나가본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넓은 마당이 탁 트여있었다. 우선 안으로 들어가 음료와 빵을 주문했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한옥의 틀은 남기고 우드와 어울리는 화이트 인테리어로 따뜻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곳곳에 고가구들이 놓여있어 한옥카페의 감성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외가1914의 랜드마크(비교하자면)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은 우물은, 언제 만들어졌는지 모르는 오래된 우물로 아직까지도 물이 차있다. 요즘 우물을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 멋스러운 샹들리에까지 더해졌으니 이곳의 키포인트로 충분했다. 우물을 처음 본 아이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자세히 관찰했다. 지금 이 우물은 어떻게 되었을까?
주문한 시그니처 음료인 외가 말쑥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청귤 에이드와 무화과 크루아상이 나왔다. 말쑥이는 크림을 먼저 먹고 잘 저어 먹었다. 주문한 메뉴 모두가 맛이 좋았다.
우물이 있는 곳에 잠시 앉았다가 마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이와 함께하기엔 역시 마당이 좋다. 마침 날도 좋으니 말이다. 마당이 제법 넓어서인지 뛰어노는 아이들이 여럿이었다. 따스하게 내려쬐는 햇살과 아이들 뛰노는 웃음소리가 어찌나 따뜻하던지, 한옥카페와도 잘 어우러졌다.
이곳 작은 못에는 거북이가 산다. 어릴 적 집에서 거북이 키우던 생각도 조금 하고. ㅋㅋ
편했고, 맛있었고, 즐거웠던 카페 외가1914. 23년 다른 곳에서 새롭게 오픈하신다고 하시니 그때 또 만나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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