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X100V] 울산, 장생포 고래박물관

📷 후지(fujifilm) X100v

2023.02.19.SUN

전날까지만 해도 흐리던 날이 거짓말처럼 맑아진 하루였다. 숙취로 고생 중인 남편은 집에 두고 ㅋㅋ 아주버님과 함께 장생포로 출발했다.(아주버님과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는 제수씨가 바로 나!) 여태 타보지 못한 모노레일을 타기 위해 우선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고, 예매한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고래박물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고래박물관 앞에는 실제 고래잡이에 사용됐던 진양6호가 우뚝 서있다. 배 위로도 한번 올라가 둘러보았는데 카메라의 메모리카드 인식오류가 생겨 배 위에서 남긴 사진이 모두 날아갔다. 아 속상해ㅠ

과거 운항했던 포경선 진양5호는 보존 계승을 목적으로 복원 전시되어 있다. 건물과 한 몸인 듯 녹아들어 있는 배를 볼 수 있다.

그물에 걸린 어미고래 뱃속에 있었던 아기 밍크고래도 보았다. 아기 고래를 바라보고 있자니 인간의 욕심에 의해 희생된 고래들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미안했다. 엄마- 고래가 불쌍해~ 하는 아이도 나와 같은 생각이겠지. 아이에게 앞으로 고래를 위해 우리가 하고있는 일,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도 알려줘야겠다.

진양 5호 갑판아래를 지나 들어가면 반구대 암각화를 알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고래 그림으로 귀신고래, 북방 긴 수염고래, 혹등고래, 향고래 등이 있다. 선사시대부터 장생포 일대가 포경의 발상지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증거자료라고 한다. 자료들을 둘러보며 아주버님께 어릴 때 암각화 가까이 갔던 기억이 있다고 이야기하니, 아주버님은 어릴 적 큰 아버지가 암벽 가까이 헤엄을 쳐서 가시고는 물을 뭍혀 그림을 잘 볼 수 있게 해주셨다고 한다. 후훗- 그런 시절이 있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고래 뼈와 모형들이 건물을 꽉꽉 채우고 있는 곳. 실감 나는 크기에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진짜 고래 뼈냐며 묻는 아이 눈에도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언제 생겼는지 모를 대형 미끄럼틀이 3층과 2층을 연결하고 있었는데 많은 아이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신나게 타고 놀았다. 처음엔 무서워 보인다고 안 타려고 하던 우리 집 겁쟁이도 용기 내어 슝~! 아이들 생각을 많이 했다는게 느껴져서 더 좋았던 미끄럼틀. 아이들도 이 미끄럼틀 하나로 더 기억에 남을 고래박물관이 될 것 같다.

고래박물관 관람 동선은 1층 -> 3층 -> 2층 -> 출구로 3층에서 2층으로 내려올 땐 어른들은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아이들은 미끄럼틀이 있으니 편하게 스르륵 내려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