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드로잉정거장
2019.03.09.SAT
모처럼 겨울바람 없이 따뜻했던 3월 초 시훈이네와 함께 다녀온 드로잉 정거장.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미리 예약 후 찾아갔다.
실내는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고 1시 페인팅 물감 미술체험을 기다리는 엄마들로 북적였다. 한 타임당 6명 제한으로 그중 우리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거였다. 우리는 밀크티 두 잔과 아이들 먹을 레드향 주스, 가래떡, 피칸파이를 주문했다. 아이들 점심을 먹이고 1시가 다돼서야 도착을 했는데 미술체험이 시작되니 앉아서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여유는 허락되지 않았다. ㅠ
드로잉 룸에 들어가기 전 스프레이 1색과 페인팅 물감 4색을 아이가 직접 고를 수 있다. 색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설렘 가득한 표정을 수줍게 지으며 물감을 고르고 직접 바구니를 들고는 드로잉 룸에 들어갔다.
워밍업으로 아이가 벽에 뿌린 스프레이 물감 위에 하트를 그려주신 센스 넘치는 선생님. 구름 아래 예쁜 물감 비도 쭈욱 짜주시고 무지개도 쓰윽 그려주셨다. 그 물감 위로 아이의 손길이 스쳐지날 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집 욕실에서 몇 번 물감놀이를 해봤던 덕분인지 낯설어하지 않고 집중하고 노는 모습이 예뻐서였다.
아이는 친구 훈이와 함께 다양하게 도구를 써가며 드로잉 룸 이곳저곳에 예술혼을 펼쳐갔다. 그 옆엔 아이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물감을 뿌려주고, 도구를 쥐어주고, 그림을 그려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었다.
체험시간 40분이란 시간은 30개월이 되지 않은 4살 아이에겐 긴 시간이었다. 본인이 고른 피칸파이를 안 먹고 참아내기에 말이다. ㅋㅋㅋ
그래도 유독 우리 아이들이 자주 나왔던 것 같이 기억된다. 그때마다 선생님이 유리창에 똑똑- 노크로 아이의 시선을 뺏기도 하셨고, 비눗방울 놀이가 시작되었고, 마지막으로는 아이가 제일 좋아했던 물총놀이가 시작되었다.
파리채로 비눗방울을 터뜨리며 놀다가 물총을 쥐어주자 아이는 더욱 신이 났다. 물을 채우러 몇 번이나 뛰어다녔다. 아마도 물감놀이보다 더 즐거워 보이는 것 같았다. 물총을 맞기도 하고, 허공에 쏘기도 하고, 유리벽면을 사이에 두고 나에게 총을 겨누는 아이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그런 아이를 보며 나도 함께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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